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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엄마의 119 출동

아기화상 응급처치 심재성2도 간호사엄마의 실수

by 비몽이맘 2020. 3. 27.

오늘은 조금은 마음아픈 제 과거의 실수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고 해요 ㅜㅜ 사실 이포스팅은 정말 쓰고 싶지 않았어요. 이글을 쓰는 지금도 내내 너무 마음이 아프거든요. 하지만 더이상 화상으로 인해 아이들이 다치지 않게 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지고 글을 써봅니다. 그럼 포스팅 시작해볼께요.

어느날 친한동생에게서 다급한 전화가 한통 걸려왔어요. 

언니, 그때 OO이 화상입어서 병원 어디로 갔다고 그랬죠?

저 지금 분당OO병원 응급실이에요. 

미안해요. 지금 너무 정신이 없어서 어떡해야 할지 몰라서 전화했어요.ㅜ

응급실에서 일단 응급처치 했으니 화상전문병원에 가보라고 했다는 거에요. 그 대학병원은 화상전문의가 없다구요. 간호사인 나를 믿고 전화해준 동생에게 일단 차근차근 설명했어요.

수원 OO병원 다녔는데 용인에서 가깝고 치료도 괜찮으니 거기로 가봐. 치료받을때 아이 엄청 울거니까 맘 단단히 먹어야돼!

그리고 어떻게 된 상황이든 그거 네 잘못 아니야. 너무 죄책감 느끼지 말고..알았지?

끝까지 당부하며 전화를 끊었는데 갑자기 가슴이 철컹 내려앉았어요. 과거의 그 일이 떠올라서 가슴이 쓰려오고 친구 아이도 걱정되었죠.

나중에 다시 통화하니 그 친구는 아이가 둘인데 첫째가 우리아들과 친구고, 둘째는 이제 막 돌이 지나서 조금씩 걷는데 친구가 식힌다고 식탁위에 올려둔 분유물을 까치발을 들고 와 엎어서 가슴과 목에 화상을 입은거에요. 그나마 다행인건 펄펄 끓는물이 아니라 85도 였다고 해요. ㅜ 너무 놀라 119에 전화해서 응급실에서 치료받고 저에게 전화한거구요. 알려준 병원에 가서 치료 잘받았다고 고맙다고 말하는 동생한테 제 경험을 얘기해주며 위로와 격려를 했어요. 


2018년12월은 저희 아들이 화상을 입은날이에요. 평소와 다름없는 주말이었고 아이는 16개월이라 아장아장 사랑스럽게 걸음마를 하고 있었죠. 주방에서 남편과 함께 분주하게 아침으로 커피, 토스트를 준비하는데 갑자기 아이의 울음소리가 날카롭게 들렸어요. 전 뒤돌아서서 "꺄아악" 하고 소리를 지를 수 밖에 없었어요.

아일랜드 식탁위에  믹스커피를 타놓았는데 아이가 그걸 만져 떨어트려 바닥에 커피가 쏟아져있고 아이가 자지러지게 울고있었기 때문이에요.

아이를 바로 안고 화장실로 달려와 샤워기로 아이의 몸을 적신 후 다친곳이 어딘지 살폈어요. 옷을 가위로 찣어 보니 그 이쁘고 뽀얗던 살에 엄청 큰 물집이 생기고 터져 빨간 속살이 여러군데 보였어요. 말그대로 징그럽기도 하고 얼마나 아플까?생각도 들고....병원에서 일하면서 많은 환자들을 보며 어느정도 냉정하고 객관적인 편인데 제 아이가 그렇게 되니 정말 감당이 안되더라구요. 

아이는 계속 울고 저도 손이 덜덜 떨리고 사실 지금도 그때의 기억이 뚜렷하지 않을만큼 정신이 없었어요. 일단 빨리 무조건 병원으로 가야한다는 생각이 강해서 남편한테 119부르라고 소리쳤다가 기다리는 시간이 더 지체될것 같아 자차로 이동하기로 했어요. 응급상자에 있는 거즈를 꺼내 가슴과 팔의 벗겨진 살갗에 덮고 붕대를 살짝 감았어요. 아이가 너무 아프니 손도 못대게 하더라구요. ㅜㅜ

옷을 입힐 수 없어 한겨울 추운 날씨에 아이는 벌거벗겨진채로 나에게 안겨 울었고, 그 모습을 보며 전 가슴이 찣어졌어요. 가장 가까운 분당의 대학병원에 도착했고, 응급실에 바로 가서 "유아화상이에요" 라고 말하고 바로 응급처치를 받았어요. 그런데 대학병원임에도 의료진들이 어설프고, 처음엔 의사도 없이 간호사, 응급구조사(?)만 와서 소독을 하려고 하더라구요. 나중에 알고보니 여긴 화상전문의가 없다고...하아... 지금 생각해도 여기 응급실은 정말 비추해요. 명성과는 다르게 엄청 실망한 곳입니다. 차라리 평일이라면 초기 응급처치하고 화상전문병원으로 바로 가는게 낫다고 봅니다. 

여기서 화상 응급처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찬물로 상처 식히기 (cooling): 화상처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화상의 원인이 된 열을 차단하는 건데요. 화상 직후에 흐르는 찬물, 혹은 생리식염수로 환부를 충분히15분 정도 식혀줘야 해요. 저희 아들 응급처치할때 저의 실수가 드러났어요. 적어도 10분은 화기를 빼주어야 하는데 너무 놀라고 무서워서 한 3분?정도 샤워기로 식혔고, 샤워기는 그 압이 세서 샤워기보단 그냥 흐르는물이 낫다고 하네요 ㅠ 정말 바보같은 엄마죠.....그때 15분간 식혀줬더라면 지금보다 훨씬 좋은 경과를 나왔을지도 모르겠어요...😥 언제 어디서나 엄마는 정신 똑바로 차려서 대처해야 합니다. 

2. 얼음 사용 금지: 얼음팩이나 얼음의 사용은 피부에 더 큰 손상을 줄 수 있어서 절대 금기입니다.

3. 화상 물집 관리: 물집은 제거하지 말고 화상부위에 딱 붙어있는 물질들을 억지로 떼어내지 않는다.

4. 상처부위는 가능하면 깨끗하고 멸균처리된 거즈로 덮어준다.

5. 로션이나, 바세린, 연고, 기름 바르는것 금지

6. 빨리 병원으로 옮긴다. 


문의가 많았던 생리식염수나 거즈는 약국에서 혹은 아래 구매처에서 쉽게 구매하실수 있어요 ~각 집에 꼭 한개씩은 구비해주시면 좋을것 같아요 !!

멸균거즈 구매처: https://www.coupang.com/vp/products/2011495039?itemId=3421892384&isAddedCart=



응급실에서 치료받은 직후의 모습이네요. 다친 화상부위도 아프고 낯선사람과 낯선병원에 오니 아이가 정말 자지러지게 울며 고통을 표현했어요. 이런 모습 저도 처음 봤습니다. 울어서 퉁퉁부은 아이눈과 빨개진 코...지금 봐도 정말 맴찣이네요. ㅜ

생각보다 글이 길어져 실제 치료과정과 후기는 다음에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부디 몸조심하시고 아이들과 행복한 시간 보내세요~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댓글과 하트도 꾹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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